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들이 이에 부응하는 괄목할만한 결과를 공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산업화의 길을 연 버섯 친환경 소재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고차단성 식품포장 필름이 주인공들이다.
먼저 농촌진흥청은 소규모 연구용으로 만들어지던 버섯 친환경 소재가 3년간의 연구 끝에 대량 생산돼 소비자와 만난다고 밝혔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 소재 개발 이후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 산업화의 첫걸음을 떼게 됐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버섯 균사체의 생물적 특성에 주목하고 2000년대 초부터 막대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 산업 소재를 개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술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환경보존과 자원순환, 해외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자 2021년 원천기술 확보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버섯 수확 후 배지와 균사체를 이용해 스티로폼 대체 소재, 가죽 대체 소재 등 핵심 제조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7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는 버섯 수확 후 배지에 양분·수분을 공급, 내외부 균사체가 치밀하게 자라게 하는 배양 기술로 만든다.
농촌진흥청 독자 기술로 만든 포장재는 기존 스티로폼보다 강도가 4배가량 우수하다. 가죽 대체 소재는 톱밥 위에 면섬유를 놓고, 균사체가 자라게 한 뒤 균사체와 면섬유를 동시 수확해 만든다. 동물 가죽보다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버섯 가죽 제조 핵심기술과 토종버섯 균주 3종을 확보했다.
농촌진흥청은 균주 확보, 배양, 소재 제조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우선 스티로폼 대체 소재 상용화를 위해 새싹기업과 버섯 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민관 협업시스템 ‘가치성장’을 구축했다.
환경친화적인 천연물 기반 식품 포장재 개발
이에 뒤질세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도 ‘고부가가치 식품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국산 포장 신기술을 적용한 환경친화적인 천연물 기반의 고차단성 식품포장 필름을 개발,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개발 지원은 전량 수입에 의존 중인 에틸렌비닐알코올(EVOH) 기반 포장재를 대체하는 천연물 기반의 친환경 국산 포장재를 개발할 목적으로 2021∼2023년 이뤄졌다. 최종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이 기술은 기존 대비 낮은 두께로도 동등한 가스차단력을 가지며, 단일소재화가 가능해 분리 배출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